가을에 오는 사람있다면
마음의 등불 하나 켜 두고 싶습니다

가을에 가는 사람있다면
가장 진실한 기도를 하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가을엔
그리움이라 이름하는 것들을
깊은 가슴으로 섬기고 또 섬기고
거룩한 사랑의 의미를 깨달고 싶습니다

오고 가는 인연의 옷깃이
쓸쓸히 바람으로 불어와
가을이 올 때마다
조금씩 철들어 가는 세월

꽃으로 만나
낙엽으로 헤어지는
이 가을을 걷노라면
경건(敬虔)한 빛갈로 나도 물들고 싶습니다

그대여
잘 익으면 이렇듯 아름다운 것이
어디 가을 뿐이겠습니까
그대와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그대와 나의 삶이 그러하지 않습니까.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청년때 가을은 서정과 사색의 계절이었습니다.
중년의 가을은  풍요한 포만의 계절인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러나 이순(耳順) 의문턱을 넘은 가을은 
무언가 마음 한구석이 뻥뚤어진 것같이 아려지고
켕키어지는  허전한 마음을 떨칠 수 없는 계절입니다

이 시(詩)는 " 이 채 " 라는 시인이 가을을 노래한 시입니다
가을이 남기고 간 정취를  참 맛갈스럽게 담은 것같아  올려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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